위기극복 vs 시대역행 의견 갈려
해외 빅테크 기업과 다른 길 '주목'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주 6일제 도입을 통한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 만큼 SK, LG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SK그룹의 경우 현재 그룹의 주요 경영 임원진이 참석해야 하는 토요일 회의를 열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에 진정한 쇄신을 가져올까. 해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도 매일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 혁신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연장 근무 조치를 한 기업은 드물다. 대신 성과 및 보상 체계를 명확히 한다. 출퇴근 관리가 아닌 성과 관리를 목표로 한다.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하든 성과가 좋다면 보상이 좋고, 반대의 경우는 가차 없이 해고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모두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유에 책임지게 하는 형태로 업무의 경직성보다는 유연성을 강조한다. 구글의 경우 근무시간 중에 개인 운동을 해도 되고 심지어 마사지를 받아도 된다. 이런 자유가 개인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개개인이 최고의 업무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자유와 유연성을 보장하는 취지다.
이들 기업은 또한 팀 내 대면과 대화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않는다. 팀 전체 회의나 팀 공통 출근 시간 등을 정해 유기적으로 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조치한다. 줌의 경우 오피스로 출근해서 근무하라는 방침을 내놓았고, 테슬라도 전 직원 출근을 강력히 권장한다. 하지만 주말을 자진 반납하게 해 혁신하는 빅테크는 없다. 임원이 근무하면 이를 보좌하고 돕는 평직원들이 근무하지 않을 수 없다.
혁신을 위한 조치는 물론 필요하다. 혁신에 소통과 대면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증명된 것이다. 하지만 소통과 대면을 주말로 연장했을 때 이것이 과연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평직원들은 근무에 동원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임원들만 출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미지수다. 나아가 만약 임원들만 출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조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삼성의 혁신을 위한 조치가 경직된 조직문화라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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