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0.6%
수출, 소비 살아나며 세분기 연속 성장
다만 중동 사태, 고금리에 4분기 불안
전문가들 "연 1.4% 목표 달성 힘들듯"
'수출·민간소비' 플러스 전환…설비투자 위축
수출의 경우 올해 1분기 4.5% 성장한 뒤 2분기 -0.9%로 성장세가 꺾였으나 한 분기 만에 다시 회복됐다.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수입 역시 2.6% 늘어나면서 2분기(-3.7%)보다 확대됐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0.3% 늘었고, 정부소비는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늘어 0.1% 증가했다. 2분기에는 각각 -0.1%, -2.1%로 부진했지만 3분기에 소폭 플러스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성장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2.7% 감소해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성장기여도…순수출 떨어지고, 민간소비 늘어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축소됐고, 소비와 투자 등을 합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2분기(-0.8%포인트)에 비해 확대됐다. 민간소비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로 1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고 정부소비는 0%포인트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투자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했는데 건설투자가 0.3%포인트, 설비투자가 -0.2%포인트를 각각 나타냈다.
3분기 성장률을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3% 증가해 세 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또 농림어업은 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1.0% 증가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늘어 2.4% 성장했다. 서비스업도 0.2% 증가했지만, 전기·가스·수도 사업은 1.4%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분기보다 2.5% 늘어 증가율이 실질 GDP(0.6%)를 웃돌았다.
앞으로가 불안…민간소비·수입 불확실성 확대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고물가·고금리로 내수 경기가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 경기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6~8월에는 기준값인 100을 웃돌았지만 9월과 10월에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 국장은 "카드 사용액은 계속 플러스로 나오고 고용 지표도 나쁘지 않지만 물가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 영향을 줄 것 같다"며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수출 역시 전쟁과 유가 영향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은 최근 반도체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고,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통관 기준 수출액도 플러스로 전환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수입은 국제유가와 동절기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불안 요인이 많다. 신 국장은 "수입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원유 가격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크다"며 "4분기에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가 지속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4분기 0.7% 성장해야 목표 달성…"쉽지 않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나 한은이 생각했던 시나리오보다 경기가 안 좋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장률이 연 1.4%에 못 미칠 것 같다"며 "4분기 GDP에 반영될 요인에 10월에 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있고, 미국 국채금리도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하고 있어 실물·금융시장 쪽에서 생각지 못했던 변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분기 GDP가 3분기보다 잘 나올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중동 사태나 미 국채금리 오름세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4분기에 더 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저하고'를 염두에 두면서 기대했던 반도체 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부양 대책 결과 등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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