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Collateral Loan Obligation) 방식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CLO는 여러 대출채권의 원리금을 기초자산(담보 성격)으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을 말한다. 차주(돈을 빌린 기업)가 원리금을 상환하면 해당 자금으로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에게 상환하는 방식이다.CLO의 기초자산이 된 대출은 MBK가 오스템임플란트, 메디트, 비에이치씨(BHC)를 인수할 때 NH투자증권이 MBK에 빌려준 인수금융 대출 6건이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빌려준 1200억원 규모의 선·중순위 대출,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에 빌려준 296억원의 대출,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에 빌려준 369억원의 선·중순위 대출, BHC에 빌려준 70억원의 대출이 기초자산으로 포함됐다. 차주는 모두 MBK가 인수한 기업이거나 인수합병(M&A)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MBK가 사모펀드 UC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으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는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설립했다. 메디트 지분 99.46%를 갖고 있다.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는 BHC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회사로, BHC 보통주 지분 100%를 보유한 상태다.
NH투자증권이 CLO를 발행해 확보한 자금은 MBK 측에 고려아연 공개매수 자금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MBK가 추진하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조5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돈에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게 아니어서 자금의 용도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고려아연 인수금융 자금을 모집하는 주관사 입장에서 자체 자금을 투입할 유동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75만원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MBK의 자금 부담은 커졌다. 당초 펀드 자금 5000억원에 인수금융 1조5000억원을 합쳐 총 2조원으로 공개매수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공개매수가인 66만원보다 높은 70만원대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지분 보유자들의 공개매수 신청 유인이 낮았다. 이에 공개매수가를 시가 이상으로 올려 확실한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공개매수가 상향으로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영풍에서 빌렸다. 영풍은 금융회사로부터 30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려 MBK에 다시 대여하기로 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쓸 자금으로 최소 2조3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CLO 발행은 기업금융을 위한 투자 한도 관리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