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안항로 기착지였음을 보여주는 유물들
고선박 발견은 실패 "내년에도 수중 발굴조사"
군산 선유도 해역에서 서해 연안항로의 기착지였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추가로 나왔다.
흡입펌프로 해저를 제토 중인 잠수사[사진=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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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일대를 발굴 조사해 유물 220여 점을 찾았다고 29일 밝혔다.선유도 해역 조사는 해저에서 유물을 목격한 잠수사의 신고를 계기로 2021년부터 진행됐다. 연구소는 지난해까지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유물 660여 점을 발굴했다. 수중 발굴조사에서 처음 찾아낸 선사시대 간돌검을 비롯해 고려청자, 조선 시대 분청사기·백자 등이다. 선유도 해역이 고대와 중세는 물론 근세에도 지속적인 해상활동의 거점이었음을 증명했다.
이번에는 청자 등 도자기 유물 190여 점과 청동 숟가락, 상평통보 등 금속 유물 20여 점이 발굴됐다. 기대를 모은 고선박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화물로 실렸던 청자 다발과 선박에서 사용한 노, 닻 등도 확인됐다.
선유도 해역에서 발굴한 곰방대[사진=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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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찾아낸 건 분청사기, 백자, 곰방대(잘게 썬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기구) 등과 같은 조선 시대 유물. 하나같이 선원들이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배로 운반했던 화물로 추정된다.연구소 관계자는 "태안에서 발굴된 조선 전기 조운선(漕運船·세곡과 공물을 운반하던 화물선) ‘마도 4호선’을 제외하고, 수중 출수(满水后)된 조선 시대 유물 대부분이 선원들이 사용했거나 유실된 유물이었단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발굴 해역에서는 목제 닻가지 몇 점도 개흙(갯바닥이나 늪 바닥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미끈미끈한 고운 흙)에 묻힌 채 확인됐다. 닻가지는 닻이 고정되도록 해저에 박히는 갈고리 부분이다.
선유도 해역에서 발굴한 분청사기와 백자들[사진=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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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관계자는 "조선 시대 말기에 그려진 '만경현 고군산진 지도'에서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기록을 실증하는 유물이라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수중 발굴조사를 추진해 학계는 물론 국민에게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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