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향후 산업 전반에 AI 소프트웨어가 확산하면서 통신주가 방어주를 넘어 성장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위주의 매출 성장이 더이상 쉽지 않은 가운데 통신사들이 AI 인프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사의 AI 인프라 사업이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신사가 운영하는 AI 인프라 사업은 데이터센터 사업과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으로 구분되는데, 이들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올해 1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한 데 이어 내년에도 약 18%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사 스스로도 AI 인프라 관련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AI 데이터센터를 열고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215메가와트(MW)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고집적·고효율 인프라 기술 개발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2027년까지 파주에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고 인프라, 플랫폼, 데이터 분야에 AI를 접목해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특히 통신사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자산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통신사는 전국 단위 백본망과 해저케이블 연동성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아울러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한 접근성과 맞춤형 서비스 제공 경험은 향후 임차인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향후 통신사 간 주가를 차별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의 사업 영역 가운데 가장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영역은 B2B 부문, 그중에서도 AI 데이터센터"라며 "클라우드와 AI 성장에 따라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생산능력(CAPA) 확장 계획에 따라 성장 가시성이 명확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AI 모델 학습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의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AI 데이터센터는 임대료와 가동률이 높다"면서 "실제로 북미에서는 2014년부터 평균 3%씩 하락했던 데이터센터 임대료가 2022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공실률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AI 특화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고속 및 고대역폭 네트워크와 고사양의 냉각장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면 임대료가 더 높은 특징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