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스마트팜 토큰증권 직접 발행 검토…시범서비스 출시 예정

"토큰증권 홍보 및 생태계 확장 기여"

NH농협은행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토큰증권 발행(ST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팜(스마트 농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가상투자체험을 할 수 있는 시범서비스를 이달 말 출시한다.
농협은행은 최근 한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고 스마트팜 기초자산 토큰증권 직접 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상품이다. 부동산이나 미술품과 같은 실물 자산을 잘게 나눠 블록체인 기반 토큰과 연계해 만들어진다. 분할소유가 가능해 실물 자산에 대한 조각투자가 가능하다.농협은행의 토큰증권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농협은행이 만든 플랫폼을 통해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STO 사업이 한가지다. 농협은행의 플랫폼은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전담하는 ‘블록체인 민간 분야 집중 사업’ 사업자로 선정된 후 지난달 구축을 완료했다. 금융감독원이 승인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는 게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의 발행 플랫폼은 사업자들이 별도의 블록체인 업무도구를 만들 필요 없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해 토큰증권 발행 등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다른 방향은 은행이 스마트팜을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는 것이다. 발행 플랫폼의 경우 조각투자 사업자들을 위한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이다 보니 토큰증권을 사고팔 수 있지 않다. 이에 B2C(기업·소비자 거래)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들이 스마트팜 관련 토큰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농협은행은 우선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소비자들에게 가상투자체험 서비스를 제공해 토큰증권 플랫폼 홍보 및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스마트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의 경우 다른 실물에 비해 가치를 평가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조각투자 사업자들은 토큰증권 발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야 한다. 조각투자 대상으로 많이 쓰이는 한우나 미술품의 경우 시가로 가치가 평가돼 금감원이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팜은 다르다. 스마트팜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농작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농업방식이다. 스마트팜의 경우 구조물을 짓게 되면 설비에 대한 가액이 이미 선정돼 있어 공동 지분을 나누어 줄 때 가치평가를 하기 쉽다.
농협은행은 스마트팜 기초자산 토큰증권 발행을 통해 수익성보다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STO를 농업에 대한 이해와 디지털금융 교육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을 학교에 세워 학생들이 스마트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토큰증권을 발행한다.STO시장이 활성화된다면 농협은행은 비이자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으로 토큰증권 발행 지원 등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을 통해 분리 보관된 투자예치금을 저원가성예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오규민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