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와 ‘공’만 있으면 되는 파크골프
파크골프는 파크(Park)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다. 일반 골프는 아무리 가까워도 1시간 거리에 산이나 강 주변에 위치한 골프장을 찾아 가야 한다. "빚을 내서라도 친다"는 가을골프는 주말 그린피(골프장 입장료)만 20만원이 넘고 캐디피, 카트피, 그늘집, 이동비용 등을 감안하면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골프를 치기 위해 10개 이상의 골프채를 넣고 이동해야하고 옷, 모자, 골프공, 장갑, 신발 등 라운딩에 필요한 것들을 두고 가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왕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규홀(18홀)을 도는 데만 4,5시간이 걸린다. 반면에 파크골프는 골프채 하나와 공만 있으면 18홀에 1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전국 파크골프장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물론 모자와 신발, 장갑 등 갖춰야 할 건 일반 골프와 비슷하지만 채는 1개만 있으면 된다. 규칙도 간단하다. 서너명이 한팀을 이뤄서 클럽 하나로 주먹만 한 플라스틱 공을 홀에 넣으면 된다. 일반 골프장의 18홀은 정규타수 기준으로 파3와 파5 각 4개, 파4 10개로 구성된다. 파3부터 파5까지 100m에서 500m까지 다양하다. 반면에 파크골프는 파3·4·5홀 구성은 같지만 9홀 기준, 파5(100∼150m)1개 ▲파4(60∼100m) 4개 ▲파3(40∼60m) 4개 등을 이뤄진다. 18홀 기준으로 하면 파3·파4 각 8개, 파5 2개 등이다. 비용은 1만원도 안든다.◆값싸게 시간 보내고 운동도 되는 고령화시대 맞춤형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전국 파크골프장은 398개다. 경북(62개), 경남(60개)이 가장 많고 경기(43개), 강원·전남(각 36개), 대구(33개), 충남(26개)등은 물론이고 서울(12개), 제주(6개), 세종(7개)에도 있다. 파크골프협회 회원등록 현황을 봐도 2020년 4만5478명이던 회원은 지난해 14만2664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파크골프는 고령화 시대에 맞춤형 스포츠다. 저렴한 비용으로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내고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홀을 걷는데 40분 정도, 시작부터 끝까지 1시간 정도라면 7천보 정도는 걷는 셈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1만보 이상 걷는 효과도 있다. 이렇다보니 전국 지자체들이 가히 ‘파크골프에 빠졌다"고 할 정도다. 파크골프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과 복지를 챙겨줄 수 있고 각종 대회를 유치하면 외부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곳곳에 들어서는 파크골프장…TV도 타고 스크린골프도 즐겨
주요 지자체만 봐도 파크골프의 인기를 실감한다. 충북 제천은 고암동 일원 9만8998㎡ 부지에 2027년까지 국·도비 등 164억원을 들여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과 클럽하우스, 산책로, 체육시설, 주차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9월 금성면 중전리 일원에 25억원을 들여 조성한 54홀 규모의 청풍호 파크골프장에서 각종 대회를 열었다. 충남 태안군은 태안읍 반곡리 생활체육공원에 18홀 규모(2만7천888㎡)의 제2파크골프장이 개장해 지역 파크골프장은 총 36홀 규모로 늘었다. 태안군은 남부권(안면·고남), 중부권(근흥·소원), 북부권(원북·이원)에 권역별 파크골프장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저마다 우리가 메카…난개발은 우려
인구 3만명이 무너진 충남 청양은 전국 최대의 파크골프장 건립을 통해 전국 파크골프의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남양면 구룡리에서는 1971년 폐광 이후 폐허로 남아 있던 구봉광산 부지 18만7000㎡를 활용해 108홀 규모의 충남도립 파크골프장을 건설 중이다. 전남 화순은 ‘81홀’ 전국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 개장을 앞두고 있다. 경기홀과 별개로 연습용 6홀이 더 조성되면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전 최대규모는 경기 양평 파크골프장(81홀)이었다.<ⓒ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