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입주인데…봉천 4-1-2조합 "3290만원 더 내라"

내년 초 입주를 앞둔 서울 관악구 봉천 4-1-2구역 재개발 조합이 225억원에 달하는 추가 분담금을 놓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 규모가 과다 계상된데다 이중 납부를 우려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는 특화 설계 등으로 사업비가 늘어났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양측 간 갈등은 쉽사리 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구 봉천4-1-2구역 조감도. 내년 힐스테이트관악센트씨엘로 재탄생한다. (제공=현대건설) 서울 관악구 봉천4-1-2구역 조감도. 내년 힐스테이트관악센트씨엘로 재탄생한다. (제공=현대건설) 원본보기 아이콘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7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추가 분담금 225억원을 조합에 납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가구당 평균 3290만원 규모다. 다만 추가 분담금의 최종 규모는 조합을 청산할 때 확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애초에 추가 분담금 규모가 부풀려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 측은 추가 분담금이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지급해야 할 공사인상비 140억원, 법인세 60억원, 예비비 30억원 등 추가 비용 315억원에 보류지와 상가 처분 등으로 얻게 될 수익 90억원을 뺀 금액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한 조합원은 "법인세와 예비비로만 90억원이 책정됐는데 법인세는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고, 사업이 곧 끝나는 조합이 예비비로 30억원이나 빼놓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조합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쌓아두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합 측은 "입주 후에는 돈을 걷기 더 어려워진다"며 "예비비는 소송 등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공사비 증액의 경우에도 조합이 사전 대의원회나 총회를 거치지 않고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구역은 공사 막판 특화 시설 등을 추가로 지으면서 총 공사비가 14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는 대의원회를 비롯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조합 측은 "특화시설 공사현장은 조합 단체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했다"며 "공사 현장의 급한 일부터 처리하다 보니 (때를 놓치고)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은 사전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한 조합원은 "명백한 법 위반 행위"라며 "동의하지도 않은 분담금을 추가로 내게 된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조합 내부에서는 조합원당 내야 할 추가 분담금 규모를 놓고도 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대의원회의에서는 225억원 안건 외에, 비례율이 조정된 추가 분담금 안건인 관리처분변경안이 함께 처리됐다. 조합 측은 225억원이 최종 내야 할 추가 분담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조합원은 결국 추가 분담금을 이중으로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두 안건의 추가 분담금 배분 방식이 다르다. 비례율이 적용된 추가 분담금은 비례율에 따라 내는 것인데, 225억원 추가 분담금은 조합원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취지로 보정을 해놨다"며 "분담금 규모가 다른데다, 비례율 조정으로 늘어났다는 225억원이라는 금액도 계산해보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봉천 4-1-2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8층, 9개 동, 총 997가구로 조성될 전망이다. 이 중 101가구가 일반분양됐다. 다음 달 말 준공을 마치고, 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단지명은 힐스테이트관악센트씨엘이다.




김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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