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인허가·착공 물량 감소
분양 예정 단지 70%는 분양 일정 미정
내년 하반기 집값 상승세 이어질수도
내년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은 25만가구로 추산된다. 2~3년간 인허가와 착공 물량 등이 감소한 여파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분양 시점을 잡지 못한 곳들도 상당수다. 수급 불안에 따라 내년 하반기께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내년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25만3494가구로 추산된다. 올해 하반기 물량이 18만1948가구라는 점에서 내년 연간 입주할 물량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 예정된 물량은 14만2462가구 정도인데, 2026년 상반기에는 9만8194가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건산연이 자체 분석 모델로 추산한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은 29만가구로 전망됐다.최근 2~3년 사이 금리 인상 여파로 인허가 물량과 착공 물량이 모두 감소하면서 입주 물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42만7650가구에서 2023년 기준 37만7612가구로 줄었다. 올해 1~9월 기준으로는 19만970가구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4만2204가구) 대비 5만 가구 이상 적다.
착공 물량도 최근 2년간 급감했다. 2022년의 착공 물량을 보면 38만3404가구로 전년 대비 20만 가구가량 줄었다. 지난해에도 24만2188가구에 그쳤다. 인허가 대비 착공 물량은 2022년 기준 73.5%, 지난해 56.5%로 낮아졌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축에 따라 이 같은 착공 물량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내년 이후에는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을 인지한 시장의 신축 주택에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 부진에 의한 가격 상승 압력은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B부동산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만에 0.22% 치솟았다. 사진은 5일 서울 마포구 그랑자이아파트.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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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분양 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내년 분양 예정 단지 중 70%가량이 내년을 한 달 앞두고 있지만 분양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이달 추산한 내년 전국 민간 분양 물량은 5만7600가구다. 이 중 분양 시점이 미정인 단지가 4만558가구(70%)다. 부동산R114 측은 통상 연말에 다음해 분양 예정 물량을 조사하나, 올해처럼 분양 일정을 정하지 못한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강화, 집값 주춤 등 분양 경기가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인 만큼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정하는데 신중한 영향으로 보인다.
내년 분양을 확정한 주요 단지는 서울 서초구 대림아크로클라우드파크(3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아크로리버스카이(노량진 8구역·4월) 정도다. 공공분양은 내년 3월 하남교산A2, 남양주왕숙2A1, 남양주왕숙2A3블록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5335가구), 잠실르엘(1865가구), 갈현1구역 재개발 등은 내년 분양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대표적인 단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주나 조합이 분양 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브리지론이나 약정대출 등을 이어가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지금 분양하더라도 잘 될지 확실치 않아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수도권 지역에 미분양이 불보듯 뻔한 사업장에서는 분양 시기 조정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미분양 부담이 커지고 인허가, 착공 물량 감소 영향, 분양시장 위축으로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이 내년으로 일부 지연되더라도 내년 분양 물량은 장기 평균을 하회할 소지가 있다"며 "지방은 시세 대비 고분양가로 청약이 침체되겠지만 수도권 핵심지역은 가격 상승 기대감이 형성돼 청약은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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