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AMD CTO 오고 가고…HBM·파운드리 더 가까이

마크리 AMD CTO 방한
삼성 AI포럼서 주제 강연
전경훈 DX부문 CTO 방미
수석 부사장 만나 협력 논의
AI칩 'MI325X' 4분기 출시
삼성 HBM 사용 가능성 커
리사 수 "3나노 GAA 관심"
파운드리도 협력 확대 기대

삼성전자가 미국 AMD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AMD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삼성 인공지능(AI) 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삼성전자에서도 CTO를 조만간 AMD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적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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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프 마크리 AMD CTO 부사장은 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가 개최한 ‘제8회 삼성 인공지능(AI) 포럼’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 참여한 많은 전문가, 석학 중 실제 AI 관련 산업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글로벌 빅테크의 고위 임원으로는 마크리 부사장이 유일하다.마크리 부사장 참석은 삼성전자와 AMD 간의 끈끈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마크리 부사장은 포럼의 기술 세션에 나서 ‘어디에나 존재하는 AI’를 주제로 자사인 AMD의 AI 솔루션을 소개하고 AI 플랫폼과 협업의 중요성, AMD의 강점 등을 피력했다.삼성전자는 전경훈 디바이스경험(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사장)을 이번 주에 미국 산타클라라로 출장을 보낸다. 전 사장은 출장 기간 밤시 보파나 AMD 수석 부사장과 회동하고 AI와 관련해 양사의 협력관계를 다질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론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AMD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스팅트 MI300X’의 활용에 대한 자문을 얻고 차후 이어갈 수 있는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MD에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추가 공급될지도 관심이다. AMD는 HBM 시장에서 경쟁 기업들을 추월할 승부처를 찾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더없이 좋은 고객사로 평가받는다. AMD는 올해 4분기 새로운 AI 칩인 ‘MI325X’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만큼 많은 HBM이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조세프 마크리 AMD CTO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조세프 마크리 AMD CTO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여기엔 삼성전자의 HBM을 쓸 가능성이 크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AMD는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로부터 약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로 HBM3E를 공급받는 등 거래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AMD가 신형 칩에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HBM3E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의 중요 단계를 완료했다며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AMD에도 5세대 12단 제품 공급을 확정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대폭 올릴 수 있다.양사의 협력이 굳건해지면 AMD가 적자 늪에 빠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숨통도 트게 해줄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월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IMEC 기술포럼(ITF)에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기술이 자사의 칩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여줄 것"이라고 공언한 이후 업계에선 AMD가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위탁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GAA는 공정 미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절감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4분기에 2나노 공정에 GAA 공정을 적용해 양산성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AMD에서 수주를 기대해서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60%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율과 불안한 성능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AI 포럼에서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등 글로벌 AI 석학들을 초청해 AI의 미래를 논의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개회사를 통해 "AI는 놀라운 속도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고 더욱 강력해짐에 따라 ‘어떻게 AI를 더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가 갈수록 중요해진다"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벤지오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대규모 노동 시장 영향, AI를 이용한 해킹, 슈퍼 인텔리전스의 출현 등 AI의 미래 위험성과 함께 AI의 성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수준을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AI 안전을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대중들도 AI의 현재 상태와 미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안전한 AI 설계가 이뤄지고 AI의 행동과 목표를 인간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으며 국가와 기업 간 AI 경쟁에 더 많은 조정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미국 뉴욕대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수준과 한계를 설명하고 기계가 인간의 지능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공동 설립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이안 호록스 교수는 ‘지식 그래프를 적용한 개인화 AI 서비스 기술’ 이라는 주제로 키노트 발표를 맡아 이를 잘 반영한 검색과 추천 등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지식 그래프는 사람이 지식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방식의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지식 그래프’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OST사를 인수한 바 있다.




김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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