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연장 모르는 회원도 많아
선거 운동 기간도 45일 → 30일
재야 법조의 수장(首長)인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임기가 내년부터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는 등 변협 회장의 역할과 위상이 한층 중요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차기 회장 선거가 이전처럼 ‘깜깜이’ 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법원의 ‘재판 지연’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 논란 등으로 법조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법조삼륜의 한 축인 변호사협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선거가 깜깜이로 치러지면 변협도 권위와 리더십이 흔들려 법조 위기가 가속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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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임기가 시작되는 다음 협회장부터 임기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최근 선거 운동 기간을 45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규칙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일선 변호사들은 협회장 임기가 바뀐 것은 물론 선거운동 기간이 줄어든 사실조차 모르는 분위기다.
변협회장 관련 개정된 내용은…
지난해 2월 변협(협회장 김영훈)은 정기총회를 열어 변협회장 임기를 차기 회장부터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칙 일부개정 회칙안’을 통과시켰다.
협회장 선거 운동 기간도 기존 45일에서 30일로 단축됐다. 변협은 지난 21일 제3차 임시총회에서 ‘협회장 선거일 34일 전까지 선거 공고를 하고, 선거 운동을 기존 45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 일부개정규칙안도 통과시켰다.과거 투표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회원을 위해 전자투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현 집행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역대 협회장 선거의 투표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년 전 현 제52대 협회장 선거는 역대 협회장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37%)를 기록했다. 당시 김영훈 후보는 조기투표와 본투표에서 모두 3909표를 얻어 당선했다. 전체 유권자 2만 7289명 중 14.3%, 전체 유효투표수인 1만 137표 중 38.6%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지난 제51대 협회장 선거에서는 본투표 60.1%, 결선투표 59.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제50대 선거에서는 5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49대 선거는 1만8528명 중 1만191명이 참여해 55%, 48대 선거는 5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47대 협회장 선거는 본투표 55.8%(1만2325명 중 6873명), 결선투표 39.7%(1만2325명 중 4895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변호사들은 협회장 임기 연장과 선거운동 기간 단축 등 사실을 모르는 분위기다. 대형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협회장 임기가 늘어나고 선거 운동 기간이 줄어든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변협 메일 등으로 공지 메일이 왔을 수도 있지만 사실 잘 안 열어보는 사람이 태반이고, 중요한 문제는 아예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협회장 임기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 줄 몰랐고 공고가 언제 났는지도 몰랐다”며 “협회장 선거가 이렇게 깜깜이로 진행돼 투표율이 낮으면 협회장에 당선돼도 권위와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연, 안현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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