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美제외 픽업트럭 시장으로 눈돌려 잠재력 있는 중동 시장서 먼저 공개 대형 SUV와 경쟁 가능한 가격대 설정 기아 화성 공장서 생산, 글로벌 전역 수출 '프레임 바디' 타스만, 모하비 정통 계보 이을 듯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픽업 시장이 200만대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점유율 4~5%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만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아는 중동 최대 자동차 전시회에서 브랜드 첫 픽업트럭인 타스만(Tasma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는 타스만을 중동을 비롯한 호주, 아프리카, 남미 등 픽업트럭이 필요한 지역에 특화된 전략 차종으로 키워낸다는 목표다.타스만은 기아 브랜드 최초의 정통 픽업트럭이다. 타스만 차명은 호주 최남단에 위치한 타즈마니아와 타스만 해협에서 유래했다.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호주와 중동, 아프리카 등 픽업 시장이 발달한 해외 국가 위주로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 송호성 사장이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모터쇼에서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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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스만, 중동서 첫 데뷔 이유는=기아가 타스만의 데뷔 무대로 사우디를 선택한 이유는 미국, 호주와 함께 픽업시장이 발달한 몇안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최대 픽업 시장은 미국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FTA 체결에 따른 관세 문제로 수출 픽업 트럭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따라서 기아는 미국을 제외한 호주,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아는 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 픽업 대신 차급을 한단계 낮춰 중형 픽업 트럭을 준비했다. 픽업 수요가 탄탄한 호주 시장에서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아는 타스만 성공의 중요한 승부처는 시장 잠재력이 있는 중동이라고 봤다. 송 사장은 "호주 등 성숙기에 접어든 픽업시장보다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중동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자 했다"며 타스만 데뷔 무대를 사우디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실용 차량인 픽업트럭은 여느 차종보다 가격에 민감하다. 국내서 화물차의 세금을 적용받는 픽업트럭은 실구매가격 측면에선 대형 SUV와 견주어도 충분히 경쟁력있다. 송 사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대형 SUV와 타스만(픽업트럭)을 고민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를 설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기아 아중동권역본부 상품·마케팅담당 아흐메디 소우도디 상무, 기아 송호성 사장,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 기아 아중동권역본부장 장수항 상무가 29일(현지시간) 제다 모터쇼에서 타스만 차량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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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스만, 모하비 계보 잇는 '정통 픽업' 탄생=기아는 타스만을 정통 픽업트럭으로 만들기 위해 섀시부터 디자인, 안전·편의사양까지 맞춤형 개발을 진행했다. 우선 섀시(차대)에 프레임 바디(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방식)를 적용했다.
그동안 기아 라인업 중 프레임 바디 차량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하비가 유일했다. 지난 7월 모하비가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이제 타스만이 기아의 프레임 바디 계보를 잇게 된다. 프레임 바디를 적용하면 차량의 강성이 높아지고 노면 충격에 대한 내구성이 높아진다. 기아는 타스만의 흡입구를 차량의 전면부가 아닌 측면 펜더 내부 상단에 위치하도록 했다. 800mm 깊이의 물을 시속 7㎞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도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냉각 성능을 최적화해 트레일러나 요트 등을 최대 3500㎏까지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인공지능(AI)이 노면을 판단해 적합한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 주행 시 차량 하부를 내부 모니터로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탑재됐다.
기아는 정통 픽업 트럭인 타스만을 일상생활에서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픽업트럭의 특성상 2열 시트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했다. 등받이가 젖혀짐과 동시에 앉아있는 좌석이 6㎝가량 앞으로 당겨진다. 2열 탑승자도 편안하게 앉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아는 타스만에 최대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f·m의 힘을 발휘하는 가솔린 2.5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디젤 모델에는 210마력을 내는 2.2 디젤 엔진을 싣는다. 아울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