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에 우크라 확전 우려 대응
美 대선결과에 달린 국제정세 변동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직접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유엔 사무총장의 러시아 방문은 2022년 4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번 방문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국제사회에서 공식 확인된 직후 이루어져 그 의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유엔 헌장, 국제법, 유엔 총회 결의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하나의 큰 가족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씀했지만, 불행히도 가정에서는 종종 다툼과 소란, 재산 분할, 가끔은 싸움이 일어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가피성을 시사했다.서방 국가들은 이번 방문이 러시아에 명분을 제공했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엔의 이러한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임기 중 친러 행보를 보여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 휴전안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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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이 전쟁이 더 이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제한전이 아닌 국제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유엔이 압박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러시아가 다른 주변국들에게도 공식적인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가 함락 위기에 처할 경우 자체적으로 파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의 직접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중동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이란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란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다. 임기 말 정권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조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모두에서 키를 쥐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이러한 국제정세 변화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남북 연결도로 폭파,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 시찰, 대통령실 청사 오물풍선 투하 등 대남 도발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대선 이후 재개될 수 있는 북미 협상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제정세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에서 급격한 정책 변화가 예상되며, 북미 간 톱다운 방식의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대러, 대북 제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11월 5일 미국 대선 결과가 향후 국제질서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속하고 유연한 외교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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