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신 넷플릭스"…M7 지각 변동 주시하는 월가

자동차 판매 의존, AI 제품 출시 기약 없어
실적 대비 주가 과대평가 지적도
차기 M7 후보 넷플릭스, 현금흐름 주목

월가가 최근 테슬라의 호실적과 기록적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그니피센트 7'(M7) 멤버가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과 과대평가된 주가 등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테슬라의 M7 자리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넷플릭스를 지목했다.
야후파이낸스는 27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놀라운 3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11년여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을 기록했으나 월가는 이 회사를 M7에 포함해야 하는지 재평가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엘리트 기술 기업으로 남고 싶다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보도했다. M7은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해 온 7개 대형 기술주(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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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나오는 '테슬라 회의론'의 첫 번째 근거는 실적 대비 과대평가된 주가다. 테슬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늘며 주당순이익(EPS)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긴 했지만, 중국과의 가격 출혈 경쟁으로 지난 1·2분기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던 것을 고려하면 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3배로 테슬라를 제외한 M7 기업의 평균 선행 PER(약 26배)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의 사업모델이 전기차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M7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른 M7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개발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나 AI 제품 출시는 기약이 없다는 비판이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대니얼 모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나는 1990년대 닷컴버블의 주역이었던 시스코, 인텔, 델, 마이크로소프트(MS)를 기억한다"며 "당시에도 이들 '4인의 기사단'(Four Horsemen) 멤버에 자동차 기업은 들어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테슬라의 차량 판매 성장률이 20~30%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월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웨드부시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각각 310달러, 300달러로 제시한 반면 JP모건은 135달러로 낮게 책정했다. 테슬라의 3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탄소배출권 크레디트 판매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근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기준 월가 내 테슬라 담당 애널리스트 가운데 '주식 매수' 의견을 제시한 비중은 40%로 M7 기업 중 가장 낮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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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테슬라의 M7 자리를 대체할 유력 후보로는 넷플릭스가 거론되는 분위기다. 지난주 넷플릭스는 지난 3분기 가입자 수, 매출, 주당순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전부 상회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플릭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55%로 M7 중에선 엔비디아와 메타 다음 가는 기록이다. 월가의 넷플릭스 담당 애널리스트 중 주식 매수 의견을 낸 비율은 87%에 육박한다.

포트폴리오 웰스 어드바이저의 애널리스트인 제주스 알바레도-마르티네즈는 "M7의 멤버가 되려면 '현금 창출 기계'가 돼야 한다"며 "넷플릭스의 훌륭한 현금 흐름과 가입자 수 증가세는 그 요건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의 지난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2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또 넷플릭스는 3분기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507만명 늘어난 2억827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내년 연간 매출로는 430억~44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이 경우 넷플릭스는 올해(389억달러 전망) 대비 11~13%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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