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수니와 칠공주', 서 할머니 장례식서 공연
'써니' 감독 "할머니 기뻐하셨을 것"
할매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서무석 할머니(가운데). [출처=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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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로 구성된 이른바 '할매 래퍼 그룹' 멤버의 장례식에서 랩 공연이 펼쳐졌다.
28일 뉴시스·뉴스1은 "최근 대구 달서구에서 치러진 그룹 '수니와 칠공주' 서무석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멤버들이 추모 공연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평균 연령 85세를 자랑하는 이들은 힙합 스타일링을 한 채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란 가사를 이어갔다.앞서 서 할머니는 지난 1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림프종 혈액암 3기 판정과 함께 3개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투병 사실을 알리면 그룹 활동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족을 제외하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암이 폐로 전이되는 상황에서도 화·목요일마다 경로당을 방문해 연습에 매진했다. 서 할머니는 의사가 예상한 3개월을 훨씬 넘겼지만, 이달 초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며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수니와 칠공주'. [출처=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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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할머니의 장례식을 찾은 그룹 멤버들은 영화 '써니'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2011년 개봉한 '써니'에서는 리더 춘화의 유언에 따라 친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니 엠의 곡 '써니'(Sunny)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은 "장례식의 주인공은 고인이기에 고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보내드려야 한다"며 "그동안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랩에 진심이었던 할머니와 유족들이 기뻤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 역시 수니와 칠공주의 이야기를 영화 및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그는 "칠곡을 알리고 어르신들의 땀과 열정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도록 문화 콘텐츠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니와 칠공주는 지난해 8월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이 모여 결성한 8인조 래퍼 그룹이다. 주요 외신을 통해 'K-할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의 위촉장을 받고 보훈아너스 클럽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한글 주간 개막식' 마지막 무대에서 세계적 비보이 그룹 '엠비크루'와 합동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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