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판까지 ‘해리스 대 트럼프’ 초접전 구도로 전개되면서 부통령 후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 의원은 모두 자수성가형 출신의 백인 남성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성장 과정은 판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즈 후보는 네브래스카주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채드런 네브래스카 주립대를 나온 후 공립 고등학교 교사, 학교 미식축구 코치로 일을 하다 2004년 대선 때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월즈 후보는 하원 의원 6선을 거쳐 주지사 재선에도 성공한 정계 베테랑이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주의 한 이혼가정에서 가난하게 자란 밴스 후보는 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활약했고, 160만 권이 팔린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를 출간하며 이름을 날렸다. 그는 2016년 공화당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뒤 2022년 상원 의원에 당선된 정치 신인이다.
월즈 후보는 ‘옆집 아저씨’ 이미지를 추구하는 반면 월즈 후보는 ‘개룡남(어려운 환경에서 출세한 남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월즈 후보와 밴스 후보의 올해 만 나이는 각각 60세, 40세로 밴스 후보가 월즈 후보보다 스무살 어림에도 재산은 압도적으로 많다.
워싱턴포스트(WP) 집계 결과, 월즈 후보의 자산은 미국 가정 평균 자산과 비슷한 수준인 100만달러에 그치지만 밴스 후보는 이에 10배 달하는 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월즈 후보는 무주택자이며 주식, 펀드도 갖고 있지 않았다. 반면 밴스 후보는 지난해 160만달러에 구입한 버지니아주 자택에 수십만달러 예금, 수백만달러 뮤추얼 펀드 등을 보유 중이다.
부통령은 행정부 서열 두 번째 우두머리임에도 대통령처럼 권한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정치·사회적 리스크로 인해 주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질병, 암살 등으로 대통령 부재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처럼 보궐선거를 치르는 게 아니라, 부통령이 그대로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또한 부통령은 상원 의장을 겸하며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으로 국방과 외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고받는다. 대통령 측근으로서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설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월즈 후보는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인 낙태권, 기후변화, 경제 등의 정책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색채를 뚜렷하게 보여온 인물이다. 미네소타 주지사로서 그는 낙태권 보장, 보편적 무상급식 제공, 마리화나 합법화, 경찰 개혁, 총기안전과 관련한 주 법안에 서명하는 등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에 발맞춘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자녀 세액공제 확대를 포함한 해리스 부통령의 중산층 중심 경제정책도 지지하고 있다.
밴스 후보 역시 강경 이민정책, 보편적 관세 공약 등과 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달변가로 유명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침없는 화법을 빼닮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계 입문 초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 히틀러’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낸 것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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