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속도 늦출 수 있는 '저속노화 식단'
통곡물·채소 중심 식단이 핵심
기대 수명 길어진 것과도 연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저속노화 식단'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밥상을 뜻한다. 단순당과 정제 곡물이 아닌 통곡물과 채소 중심으로 구성된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한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얼큰한 마라탕이나 달콤한 탕후루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들어 다소 심심한 식단이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웰 에이징(Well aging)' '슬로 에이징(Slow aging)' 등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나이 듦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저속노화 식단' 인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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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화를 지향하는 '저속노화 식단'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지속해 관련 글을 올리며 화제 됐다. 그는 지난해 엑스를 통해 "새해에는 남들보다 뇌 늙는 속도를 4분의 1로 만드는 식사를 해보자"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비롯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저속노화 식단을 알려왔다.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아침은 혈당 스파이크(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것)가 없어야 한다는 거다. 아침에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어 놓으면 점심의 식욕도 바꿔놓고 저녁까지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 식사에 단순당과 정제 곡물이 적게 포함돼야 한다"며 "(이미 많은 사람이) 아침 식사로 선택하는 시리얼, 식빵과 잼은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어 몸을 좋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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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식단은 지나친 단순당류, 정제 곡물, 탄수화물 등 노화를 가속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렌틸콩이나 현미, 귀리 등의 잡곡을 듬뿍 넣은 밥과 녹황채소, 흰살생선 등을 고루 챙겨 먹는 것이 핵심이다. 정 교수는 건강한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저속노화 식단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이들은 자신만의 저속노화 식단을 올리거나 저속노화식단 도전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엑스에선 정 교수가 관리자로 있는 저속노화식단 공유 커뮤니티의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멤버는 2만7000명으로 이들은 서로의 저속노화 식단을 공유하고 있다.
'마라탕후루' 인기 뚝…젊은 층 건강 관심 ↑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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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마라탕, 탕후루 등 자극적인 음식이 유행이었다. 이에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뇨 등 만성질환 발병률이 높아지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속 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30세대의 당뇨병 유병률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당뇨 환자는 2018년 13만9682명에서 2022년 17만4485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25% 가까이 늘었다. 대부분 올바르지 않은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직장인 김모씨(29) 또한 최근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을 보고 저속노화 식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씨는 "평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이번에 건강검진을 받고 마음이 달라졌다"며 "젊었을 때부터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식습관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한다"며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기대수명이 길어진 것과도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82.7세로 세계 기대수명(72.6세)보다 10.1세 높았다. 2072년에는 91.1세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즉 수명이 길어진 만큼 노화 방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셈이다.
정 교수는 지난달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생활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식습관이고 식습관만큼 중요한 것이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술·담배"라며 "올리브 오일로 요리하고 튀김이나 패스트푸드는 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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