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건수 따라 이상 사례 보고 건수도 급증
"관련 질병 없고 하위 3% 아니면 효과 無"
식약처 "오남용 예방 위해 힘쓰고 있다"
기사와 직접 연관 없는 사진. 출처=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
소위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제 처방이 최근 5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은 2018년 5만5075건에서 2023년 24만7541건으로 매우 증가했다. 이상 사례 보고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436건, 2020년 660건, 2021년 1189건, 2022년 1603건이었다. 특히 2023년은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인 1626건으로 파악됐다.본래 성장호르몬제는 분비장애, 터너증후군 등으로 인한 소아의 성장부전, 특발성저신장증(ISS) 환아의 성장장애 등에 처방되는 의약품이다. 시중에는 '키 크는 주사'로 알려졌으나,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투여할 경우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전문가들 역시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의료기술 재평가보고서-소아 청소년 대상 키 성장 목적의 성장호르몬 치료' 보고서에 따르면,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에 속할 정도로 작은 게 아닐 경우 치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상 사례 보고 건수 역시 2018년 318건에서 2023년 1626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감염 및 기생충 감염, 각종 신경계 장애, 근골격 및 결합 조직 장애 등 중대 이상 사례 보고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6월 집계된 중대 이상 사례 보고 건수는 81건으로 이미 지난해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를 보였다. 김남희 의원은 "키 크는 주사의 오남용이 의심된다"며 "오남용 가능성이 큰 의약품의 비급여 처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과 실태 파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식약처는 "성장호르몬 제제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정보를 담은 안내문을 제작해 배포하고, 오남용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과대광고를 점검하는 등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lboqhen.shop)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