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전쟁길'로 불리는 아침 출근길. 22개월 딸을 둔 묘연정 이마트 홍보팀 과장(31)은 비교적 순조롭다. 0세부터 3세까지 직원들의 자녀를 돌봐주는 사내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덕분에 아침 시간을 넉넉하게 쓸 수 있어서다. 묘 과장은 오전 8시30분께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1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아들을 맡긴 뒤 사무실로 출근해 하루를 시작한다.
동료들의 눈치가 아예 안 보인 것은 아니었다. 팀 안에 묘 과장 보다 두 달 먼저 임신을 알린 여자 선배도 있었다. 묘 과장은 "팀에 부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오히려 애국자라며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괜한 걱정을 했다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 묘 과장은 "지금과 같은 출산·육아 환경이면 한 명을 더 낳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모성보호제도가 촘촘하게 만들어지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이 제도를 '사용해도 될까', '민폐가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도록 기업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사내 커플인 최진영 이마트 기획본부 과장(33)은 올해 2살과 3살 된 연년생 아들을 둔 아빠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쓴 아내가 혼자 두 아들을 돌보는 것이 버거워지면서 최 과장도 1년 2개월간 육아휴직을 썼다. 이마트는 여성 직원들에게는 자녀 한 명당 1년의 법정 육아휴직에 더해 추가로 1년을 더해 총 2년의 육아휴직을 부여한다.
그는 육아휴직 기간 자녀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갓 태어난 둘째를 직접 돌보면서 육아의 어려움을 체감했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만큼, 자녀와 다양한 추억을 쌓았다. 두 아들과 친해진 것은 물론이다. 최 과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육아휴직을 통해 가족끼리 더 잘 지낼 수 있는 토대가 된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육아 지원 제도나 모성보호를 위한 제도가 잘 구비됐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도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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