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中, 대만 기술 3년차로 추격…3년뒤 세계 파운드리 45% 점유"

SMIC 제조·하이실리콘 설계 7나노 '기린 9010'
TSMC 3년 전 제조 5나노 '기린 9000' 수준
화웨이 어센드910C는 美 엔비디아에 도전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와의 기술 격차를 3년으로 좁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는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 제품과 품질이 비슷한 칩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8나노미터(㎚) 이상의 공정을 포함한 중국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3년 내에 4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런던 사진 작가가 찍은 화웨이 휴대폰 화면에 중국 기업 화웨이 로고가 새겨져 있다.[사진출처=AFP연합뉴스] 런던 사진 작가가 찍은 화웨이 휴대폰 화면에 중국 기업 화웨이 로고가 새겨져 있다.[사진출처=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조사 기업이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을 분석한 결과, 중국 반도체 기술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3년가량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조사 기업인 테크날리에(TechanaLye)가 화웨이 2024년 최신 모델 퓨라 70 프로(Pura 70 Pro)와 2021년 모델을 비교한 결과, 성능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미즈 요지 테크날리에 사장은 퓨라 70 프로에 탑재된 칩은 중국 반도체 제조사 SMIC가 만든 7㎚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기린 9010(Kirin 9010)으로, 이는 2021년형 화웨이 폰에 탑재된 TSMC 5㎚ AP 기린 9000(Kirin 9000)과 성능이 유사하다고 밝혔다.
시미즈 사장은 SMIC의 공정 수준이 TSMC의 3년 전 수준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기술이 대만과의 격차를 3년으로 줄였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율(양품 비율)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퓨라 70 프로의 반도체 부품 중 86%가 중국산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자립화 단계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성숙(구형) 공정의 반도체 웨이퍼(원판) 생산 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내년까지 중국이 세계 웨이퍼 생산 능력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미즈 사장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 혁신을 약간 지연시켰을 뿐,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생력을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시미즈 사장은 또 미국의 통제가 AI 등 서버용 첨단 반도체에 주로 국한돼 있고,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 다른 반도체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통제 대상이 아닌 장비를 대량 구매하여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는 TSMC 같은 파운드리 업체뿐 아니라 엔비디아 같은 미국 빅테크 업체에도 큰 도전이다. 오는 10월 출하될 예정으로 전해진 화웨이 최신 프로세서 '어센드 910C(중국명 성텅 910C)'는 엔비디아 H100 칩과 성능이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인 바이트댄스, 바이두, 차이나모바일 등이 어센드 910C를 구매할 예정이며, 이들의 수주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5월 화웨이를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바 있다. 2022년 8월에는 중국군이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미국 빅테크들은 미 정부의 중국 제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5월 올해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대만(44%), 중국(28%), 한국(12%), 미국(6%), 일본(2%) 순이라고 밝혔다. 2027년에는 대만이 4%포인트 하락한 40%, 한국이 2%포인트 내린 10%에 머무르는 반면 중국은 3%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8㎚ 이상 공정을 포함하면 대만은 올해 42%에서 37%로 5%포인트 낮아지고 한국은 9%에서 7%로 2%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중국 점유율은 33%에서 45%로 12%포인트 뛸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성숙 공정 용량 확대에 주력하고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는 중국 반도체 업체 점유율은 2027년 31%로 성장해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비교적 강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린천이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기사는 본지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에 근거해 전재된 기사입니다.





문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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