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503.5%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늘었다.올해부터는 장기차입금이 커졌다. 지난해 4분기 3862억원이었던 장기차입금은 올해 1분기 8212억원, 올해 2분기 9162억원으로 늘었다. 이 수치는 장기차입금 중 만기가 1년 이내로 다가온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뺀 금액이다. 실적이 줄자, 차입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코오롱글로벌의 영업이익은 3억원에 불과하다. 전 분기 20억원보다 더 줄었다. 지난해 4분기 284억원 정도의 영업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년 분기별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매출원가가 오르면서 급감했다. 공사비 상승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 매출원가는 7361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6392억원)보다 9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매출원가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비용은 같은 기간 5502억원에서 6318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총이익도 올해 1분기 453억원에서 올해 2분기 382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액이 같은 기간 6846억원에서 7743억원으로 올랐지만, 매출원가가 더 크게 뛴 결과다.
영업 실적이 부진하면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올해 상반기 1559억원 순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미수금 등 매출채권이 올해 1분기 4669억원에서 올해 2분기 630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매출채권 회수 기간도 약 227일에서 약 259일로 미뤄졌다.
이자비용 낮추기에 나섰지만 효과 없어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빚이 늘어나다 보니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올해 2분기 이자비용은 286억원으로 매 분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이자보상배율은 0.01배로 3개 분기 연속 1배 미만인 상황이다.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체적인 이자비용 감축이 한창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장기차입금 금리는 올해 2분기 전반적으로 인하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포함한 총 장기차입금 규모는 9992억원인데, 이 중 7580억원 규모의 대출에서 금리가 인하됐다. 나머지 대출은 금리가 전 분기와 같았다. 코오롱글로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해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전 아파트 사업장의 1727억원 규모의 PF 후순위채권을 사들였다. 이 사업장은 착공 지연에 따라 시행사 자금 여력이 고갈됐다. 사업장의 대출 원리금에 보증을 선 코오롱글로벌의 이자비용이 커질 상황에 처하자, 사업을 인수하게 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분양과 입주 성적이 중요한데, 최근 울산에서 분양한 단지도 공급가구수의 44%가 미달"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지면 실적은 회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