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은 반드시 재정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며 이는 중요한 문제다. 이를 취재하는 것이 나의 일인 만큼 이 사건이 시장과 경제에 끼칠 결과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리자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경쟁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교체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아직 확정하기는 섣부를 수 있지만 여러 면에서 그의 정치적 조건은 최상을 갖추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베팅시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사건 직후 63.3%까지 급증했다. 전날엔 56.3%였다. 같은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39.0%에서 31.7%로 낮아졌다. 두 후보 간 당선 확률 차이가 벌어진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부상에도 살아남았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부상에도 유세 무대를 떠나지 않고 성조기 앞에서 승리의 주먹을 휘두르는 그의 정치적 본능은 가히 훌륭했다. 방금 총에 맞은 78세 노인 중 그렇게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며 전반적인 인상은 영웅적이기까지 했다. 따라서 베팅시장에서 암살 시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확률은 확연히 올라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은 트럼프 2기 집권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내내 이어진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어 온 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TV 대선 토론에서 큰 실책을 범했다.
다만 베팅시장에서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100%로 보고 있지 않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46.09%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46.85%로 패배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티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는 단 한 번도 여론조사 평균이 48%에 도달한 적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인 상당수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용납하지 못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그에게 한 표를 주지 않을 것인 만큼 그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포드햄 글로벌 포사이트의 티나 포드햄은 "총격 사건이 이번 대선의 게임 체인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조금 높여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포드햄은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대선 직전에 발생해야 한다고 봤다. '10월의 서프라이즈'라는 용어가 있는 데는 이유가 다 있다는 설명이다. BCA 리서치의 마르코 파픽도 이번 사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단기적으로 강화했다는 데는 동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주식시장은 강세장을 보일 전망이다. 영구 감세, 보편 관세 등 공약에 대한 경제 장기 시나리오를 평가해보면 말이다.
세계가 더욱 불확실해지면서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에 힘입어 상승할 것이다.
최근 채권 금리는 트럼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의 예상 경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채권 발작이 발생했는데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선거 당일 1.85%였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 해가 채 지나기도 전에 2.6%까지 뛰어올랐다. 시장은 아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회피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의 승리를 아직 가격에 반영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그가 채권 시장에 그렇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는 후자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같은 전망을 맹신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4개월이란 시간은 어쩌면 길 수도 있고, 또 세상에는 우연이라는 것이 존재해서다. 트럼프 2.0 정책을 기본 사례로 삼는 것은 현명할 수 있지만, 마치 대선이 끝난 것처럼 취급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
존 오서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Markets Will Digest Shock of Trump Attack’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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